[경제로그] 원래 금가루였던 후추

자유기업원 / 2020-08-11 / 조회: 305

경제로그 37

후추 한 톨이 귀했던 시절, 대박 상품 향신료를 찾아 멀고도 위험한 길을 나섰던 이야기를 한 번 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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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 마늘, 생강, 고추, 파 같은 향신료 없이 고기와 야채를 먹는다면 어떨까요? 음식 맛도 살려주고 냉장고가 없던 시절, 부패도 막아주며 때로는 약재료로도 사용되었던 향신료, 그중 4대 향신료로 불리는 후추, 시나몬, 정향, 육두구는 동아시아에서 생산되어 주로 유럽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유럽까지 향신료가 운반된 해로와 육로를 스파이스 로드라고 불렀는데요. 길이 먼 만큼 향신료 가격도 엄청 비쌌어요. 중개 무역지였던 고대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나 중세의 베네치아, 그리고 향신료 교역을 담당했던 이슬람 상인들은 큰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12~13세기 초 십자군 전쟁으로 스파이스 로드가 거의 끊기고,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오스만 투르크가 향신료 세금을 엄청 올리자 향신료는 금보다 더 귀한 물건이 되었어요. 15세기에 범선과 항해술이 발달하고 중국산 나침반이 들어온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직접 향신료를 구하러 바다로 나갔습니다. 포르투갈은 인도, 말레이반도, 실론, 중국 광동, 일본까지 진출했고, 스페인은 남미 최남단 마젤란 해협을 돌아 태평양을 건너 필리핀을 식민지로 삼았어요. 위험한 항해 길이었지만, 일단 향신료만 가지고 오면 대박이 나는 장사였죠.


16세기 말, 해양 강국으로 부상한 네덜란드는 수익성이 높은 향신료 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네덜란드는 원거리 항해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국가 투자가 아닌 다양한 민간 자본을 유치하고, 대신 국가의 강한 권력을 힘입은 동인도 회사를 설립했어요. 영국의 동인도 회사보다 2년 늦게 설립하였지만 영국보다 자금력이 열 배나 막강했던 네덜란드는 곧바로 스페인령의 몰루카 제도를 차지하여 정향과 육두구 생산을 독점했고, 영국은 인도를 장악하여 후추 공급을 독점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향신료 산업 경쟁이 더 치열해지자 육두구 산지에 진출한 영국 상인들을 네덜란드가 처형한 ‘암보이나 사건’이 일어났어요. 이로써 영국과 네덜란드 사이에 향신료 생산지 쟁탈 전쟁이 벌어졌고, 1665년 제2차 전쟁의 결과, 네덜란드는 육두구 산지인 룬섬을 지키는 대신, 영국에게 지금의 뉴욕인 뉴암스테르담을 넘겨주었습니다. 동인도 제도에서 밀린 영국은 수요가 많은 향신료 무역을 놓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생산지를 찾아 나섰어요.


영국은 인도, 아프리카 탄자니아, 마다가스카르 섬까지 향신료 생산을 확대했습니다. 그 결과, 18세기에 이르러 향신료 공급이 급격히 늘어났고 가격은 폭락했어요. 고대부터 귀했던 향신료가 이제는 일상용품이 되었지요. 후추로 고기 맛을 살린 요리, 시나몬 향이 그윽한 카푸치노, 육두구가 들어간 맛있는 케이크를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 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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