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 랜선경제] 제 12강 - 아파트에서 젖소를 키울 것인가?

안재욱 / 2020-06-25 / 조회: 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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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의 본질

*우리는 서로 교환하고 협동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연필의 예


  나무, 아연 흑연 등의 복합체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협동과정을 통한 결과입니다

  모든 재화, 서비스가 이런 협동 과정을 통합니다

  누구의 지시나 명령에 의해 이루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자발적인 행동 동기에 따라 자생적으로 형성됩니다


*사람들이 교환하는 이유


  각 개인의 선호가 주관적입니다

  동일한 재화에 판단하는 가치가 다릅니다

  교환으로 쌍방이 모두 이익을 봅니다



오늘은 시장경제의 본질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번 강의에서 시장경제가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며 우리를 물질적으로 부유하고 풍요롭게 만든다고 했죠.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 시장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굉장히 강합니다. 시장경제가 '강자가 약자를 핍박하는 약육강식의 시스템’이라고 선동하는 사람들도 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장경제는 강자가 약자를 핍박하는 시스템이 아니고 자발적 교환을 통한 사회적 협동이 이뤄지는 시스템입니다. 


자, 아침에 일어나서 매일 우유를 마시는데 우윳값이 비싼 것 같다. 그렇다고 여러분 아파트에서 젖소를 기르겠습니까? 그렇지 않죠. 우리는 우유를 마시기 위해 아파트에서 젖소를 기르지 않습니다. 귤을 먹기 위해서 직접 귤을 재배하지도 않습니다. TV를 보기 위해서 TV를 직접 만들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우유를 생산해 판매하는 사람으로부터 우유를 구매하고, 귤을 생산하는 사람으로부터 귤을 구매하고, TV를 만드는 사람으로부터 TV를 구매합니다. 이런 것들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돈은 어디에서 나오죠. 그것은 내가 제공한 노동 서비스나 내가 만들어낸 제품을 팔아서 얻은 소득에서 나오죠. 이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는 것이죠? 이것은 바로 우리는 서로 교환하면서 협동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능력이 많은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기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우리 인간 사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거래 상대를 존중하고 고마워해야 합니다. 


아주 간단한 소비재인 연필을 보도록 하죠. 연필이 생산되어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시장경제가 자발적 교환을 통한 사회적 협동 체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연필은 나무, 아연, 흑연 등의 복합체죠. 산에서 잘 자란 삼나무가 베어져 철로를 통해 제재소로 운반됩니다. 제재소로 운반될 때까지 톱과 트럭, 밧줄 등, 수도 없이 많은 도구가 사용되죠. 또 그 도구를 만드는데 수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수많은 기술이 사용됩니다. 제재작업도 마찬가지죠. 운반되어 온 나무를 연필 크기로 자릅니다. 이것을 가마에 넣고 건조하고 엷게 색을 입히죠. 그 과정에 색감과 가마를 만드는 데에 수많은 기술이 사용되고, 열과 동력, 벨트와 발전기 등 제재소에서 필요한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필공장에서 각각의 막대에 연필심인 흑연을 끼워 넣죠. 흑연 역시 복잡합니다. 흑연은 실론 섬에서 채굴됩니다. 그 과정에 흑연광산의 광부들과 그들이 사용하는 많은 도구를 만드는 사람들, 흑연이 선적될 때 사용되는 마대를 만드는 사람들, 흑연을 배에 싣는 사람들, 그 배를 만든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작업과 기술들이 들어 있죠. 이렇듯 수많은 사람의 협동으로 그 조그만 연필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연필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가 이런 협동의 과정을 통해 우리 앞에 놓이는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연필의 경우에서 벌목인부, 흑연을 캐는 사람, 배와 기차, 트럭을 만드는 사람, 연필회사 사장까지 연필이 필요해서 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들의 행동 동기는 연필이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죠.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작은 기술을 자신들이 원하는 것과 교환하는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것들이 누구의 지시나 명령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분업과 교환을 통해 사회적 협동이 이루어지는 시장경제는 사람들의 자발적 행동 동기에 따라 자생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교환을 할까요? 그것은 제5강에서 설명한 '가치는 주관적이다’에 그 답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무엇이라고 했죠? 좋아하는 것은 주관적인 것으로 개인마다 다 다르다고 했습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각자의 선호가 다르므로 같은 재화라 할지라도 사람마다 그것에 매기는 가치가 각각 다르죠. 똑같은 재화에 어떤 사람은 높게 가치를 매기고 어떤 사람은 낮게 가치를 매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에서 가치가 적다고 판단되는 자기 재화를 가치가 더 크다고 여기는 다른 사람의 재화와 교환하려고 하죠. 그리고 교환이 이뤄지면 쌍방은 모두 이익을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영희는 토마토를 좋아하고 양파를 싫어하지만, 철수는 양파를 좋아하고 토마토를 싫어합니다. 둘이 레스토랑에 가서 각각 샐러드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토마토와 양파가 들어있었습니다. 그러자 영희가 자신의 양파와 철수의 토마토를 교환하자고 제안하자 철수가 동의해 교환했습니다. 영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양파보다 철수의 토마토를 더 가치 있게 평가했고, 철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토마토보다 영희의 양파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한 것이죠. 교환함으로써 영희와 철수는 더 가치 있는 것들을 얻었기 때문에 모두 이익을 보는 것이죠. 


오늘은 시장경제는 자발적 교환을 통환 사회적 협동 시스템이고, 사람들은 이익을 보기 때문에 서로 교환하는 것에 말씀드렸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시장경제의 본질인 자발적 교환을 통한 사회적 협동이 무엇을 통해 이뤄지는지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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