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로그] 지주층 특권 빼앗고 서민 번영 가져온 `곡물법` 폐지

자유기업원 / 2020-04-01 / 조회: 352

경제로그 24.

자유로운 국제 교역이 경제에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국 산업 보호라는 명분으로 보호무역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유주의에 대한 확신으로 과감하게 보호무역을 포기하여 경제적 성과를 거둔 예가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곡물법 폐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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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곡물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게다가 나폴레옹 전쟁이 일어나 곡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자 지주들은 폭리를 취했죠. 전쟁이 끝나면서 곡물 가격은 폭락했습니다. 그러자 1815년 지주들이 다수파를 이룬 영국 의회는 자국 농업 보호를 명목으로 곡물법을 제정합니다. 밀 12Kg 당 가격이 80실링 아래로 떨어지면 프랑스,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등지의 저렴한 밀 수입을 금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영국 총리 필은 자유주의 무역의 원칙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농업만큼은 상업적 이익보다 사회 안정을 위해 예외를 적용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곡물법을 시행해도 제조업은 경쟁력이 있다고 믿었어요. 곡물법 시행 후 지주들은 안정된 가격 덕분에 이익을 보장받았습니다. 하지만 곡물 소비자들은 손해를 보았어요. 풍작이든 흉작이든 상관없이 비싼 가격에 빵을 사먹어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은 곡물법 폐지를 주장했고, 산업자본가였던 코브던은 반곡물법 동맹을 결성하여 곡물법 철폐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리카도는 자유롭게 곡물을 수입하면 국민들은 빵을 싸게 살 수 있으니 굶주리지 않아도 되는데 곡물법으로 지주들만 특혜를 받는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자유무역을 하면 영국이 비교우위를 갖는 산업의 시장이 넓어져 고용도 증가하고, 그렇게 번 돈으로 싸게 곡물을 사는 것이므로 이익이라고도 주장했죠. 한편, 코브던은 곡물법 때문에 농업 분야의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농업 생산력은 제자리 걸음이었고 빈곤이 만연했습니다. 도시 근로자의 식비 상승은 제조업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어요. 비싼 인건비 때문에 이윤이 줄어든 산업 자본가들은 고용과 투자를 줄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유무역론자들의 주장과 코브던이 이끌던 반 곡물법 동맹의 법안 철폐운동은 농업만큼은 보호해야 한다고 믿었던 필 총리의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의회 의원들도 곡물법의 폐해를 깨달아 자유무역론에 동조하게 되었죠. 이런 와중에 아일랜드에 감자기근이 닥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1846년 필은 곡물법 폐지 법안을 제출하였고, 농지를 통해 기득권을 행사하던 의원들도 자유주의 무역이 국민 전체와 국가 경제에 이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여 폐지안에 찬성하였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렸던 30년 동안 자유주의 사상으로 설득하고 투쟁한 결과로 얻어낸 승리였어요.

곡물법 폐지 이후 영국은 프랑스와 지금의 FTA와 유사한 상업협정을 맺었고, 이후 25년간 27개국과 상업협정을 체결했습니다. 그 결과 1870년, 총 교역량은 10년 전보다 82% 늘었고, 영국의 총수입은 5배, 총수출은 4배 이상 증가했어요. 1841년 이후 1970년까지 인구는 17.5% 증가했지만 빈곤율은 25% 이상 감소했습니다. 자국 산업 보호를 내세워 일부 계층에 특혜를 주던 곡물법을 폐지하고 '자유로운 거래'를 국제무역에 적용한 결과는 풍성한 식량과 고용의 증가였습니다.

글 : 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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