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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법안, 민주당 반대 할 이유 없다.  [4]

이유미 | 2010-02-23 | 조회수 : 3,902
지난 11일 북한인권법안이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의결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법사위 통과 제동 등을 통해 법안 처리를 반드시 막겠다고 나서고 있다. 민주당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북한인권법안은 "소위 뉴라이트 지원법, 극우성향 단체를 지원하는 것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야말로 이념적인 법에 불과하다"며 "법사위원회에서는 북한인권법이 절차와 내용에 큰 하자가 있기 때문에 이 법을 통과시키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송민순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북한주민 고통 주는 북한인권법’이라는 글을 올려 북한인권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송 의원의 글의 요지는 북한인권법과 같은 압력이 아닌 교류와 접촉의 확대로 북한당국을 개방으로 이끌어야 북한인권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도적 지원에서 투명성을 강조한 법 조항은 사실상 지원을 불가능하게 해 북한주민을 더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 밝혔다.

북한당국을 개방으로 이끌어야 북한인권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이라 송 의원의 주장은 옳다. 그러나 북한인권법안이 제정되면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면 북한당국의 반발로 남북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좋았다고 했을 때도 김정일 정권은 개방에 힘쓰지 않았다.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을 열었지만 북한 주민들의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다.

작년 12월에 단행된 화폐개혁은 북한당국이 개방에 전혀 의지가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100대1의 비율로 화폐교환을 단행, 장사로 모은 주민들의 재산을 회수하고 국정가격을 일제히 공시해 시장의 역할을 억제했다. 이 조치로 북한 시장을 이끌던 상인계층이 큰 타격을 입었으며, 식량을 구하기 어려워 굶주리는 사람이 발생하기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보다 더한 폐쇄조치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당국이 보여준 정책들은 남북관계가 아니라 북한 내부 상황에 따라 움직였다. 이는 북한당국의 시장에 대한 정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고난의 행군 이후 급속하게 생겨난 시장을 북한당국은 2003년 종합시장을 허용한다는 내각지시를 통해 수용했다. 그러나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강화가 북한 주민의 의식을 바꾸고, 북한의 통치 체제와 제도를 점진적으로 잠식한다고 판단한 북한은 2005년부터 시장통제에 나서기 시작했다.

2005년 10월에는 '국가배급제 복귀’를 선언하고 장마당에서의 식량 거래를 금지했으며 2006년 12월에는 만 17세 이상 성인 남성의 장사를 금지했고, 다음해 10월에는 49세 미만 여성의 장사를 금지했다. 2007년 11월에는 시장 판매 품목과 판매 가격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공산품을 국영상점에서만 판매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조치들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런 과정에서 북한 당국이 내린 특단의 조치가 화폐개혁이었다.

북한인권법안 제정이 북한당국을 폐쇄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주장은 북한당국이 실제 어떻게 움직였는지, 북한주민 통제를 어떻게 해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없이 직관적으로 판단한 결론인 것이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투명성 강조로 인해 북한주민들이 고통 받게 될 것이라는 주장 역시 사실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외통위를 통과한 북한인권법은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인도기준에 따라 전달 분배 감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그동안 무상 또는 차관 형식으로 북한에 쌀을 제공했었다. 그러나 대한변협의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탈북자 70% 이상이 외부의 식량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2008년 2월에는 한 일간지에 대북 지원용 쌀이 북한군 최전방에 유출되는 장면이 포착된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법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 것은 북한은 물론 한국에게도 매우 해롭다. 지난 2000년 정상회담 대가로 5억 달러가 현대를 통해 북한에 지원됐다는 사실은 한국의 정치인들이 북한당국과의 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북지원에 대한 법 기준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그럼 송 의원의 지적처럼 한국이 투명성을 강조할 경우 북한에 식량의 지원이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북한은 WFP 등의 국제구호기구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모니터를 허용하고 있다. 북한이 모니터를 허용한 국제기구를 통해 얼마든지 식량지원은 가능하다. 한국정부가 원칙도 없이 북한당국에게 식량을 전달하지 않아도 북한 최하위 계층에게 식량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은 그 목적에서도 밝히고 있듯 북한인권 관련 사업이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북한인권법의 핵심은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통해 북한인권 개선과 관련된 연구와 정책을 개발하고 북한 인권실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며, 인도적 지원에 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북한인권법 마련이 당장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가져오진 않을 것이다. 앞에서 밝혔듯이 인권개선 및 개방의지는 철저하게 북한당국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북한인권법안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기 위한 과정에서 지켜져야 할 원칙을 명시한 것이다. 또한 북한인권실태조사 등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한국정부의 최소한의 역할을 법적으로 정한 것이다.

민주당은 무조건적인 교류와 접촉이 북한당국을 개방으로 이끌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집권시절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일에 함께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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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4개)
⊙ 돼지(2010-03-03 오후 11:36:50)
윤희정님. 국가인권위원회가 비록 그동안 성과도 있었지만, 문제점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동안 북한인권에 대하여 무관심했다는 것은 사실 문제가 있다고 봐야 겠지요.(물론, 여러가지 시각이 있겠죠.) 그런데, 사실 북한인권조사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해야 될 사항을 굳이 그렇게 중복을 두면서 해야 하느냐는 의문은 지금도 듭니다. 물론, 이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정책과도 분명 배치가 되는 것도 사실인만큼, 좀 신중하게 검토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에 대하여 그리 옹호할 생각이 없습니다. 북핵문제도 해결하기까지, 아울러 통일이 될려면 아직도 시간이 걸린다는 거 알만한 사람들은 아실 겁니다. 물론, 남북관계가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오히려 악화가 된 것은 남과 북 모두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솔직히 잘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북한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책을 펴야 맞지만서도, 남북관계를 장기적으로 내다보면서 정책을 펴야 하는데, 지금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그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대북정책을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10년동안의 대북정책을 진지한 고심을 하기보다는, 무조건 뒤집어보자는 생각만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난 10년동안의 대북정책이 문제점도 없는 것도 아니지만, 분명 성과도 있었다는 것도 무시해서도 안 됩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이러다가 오락가락하다 결국 끝난 YS정권처럼 대북정책에서는 실패된 정권으로 남지 않을까 좀 우려가 됩니다. )
⊙ 윤희정(2010-02-27 오후 9:24:06)
돼지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십시오. 국가인권위원회는 노골적으로 북한인권에 함구해왔습니다. 오히려 정당한 법집행을 무식한 범법자들의 입장에서 인권침해라고 매도하고 서울소재 모 여자대학의 동성애 동아리를 칭찬하는 짓만 해온 것이 인권위입니다. 시험봐서 들어온 공무원을 국가 마음대로 자를 수 있습니까? 아마 돼지님 같은 분들께서 그렇게 하시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짓이라고 성토하시겠지요. 과거 10년간 해온 사람들이 그대로 있는데 그런 인권위에 돼지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보십니까? 그동안 인권위가 어떻게 해왔는지 정녕 모르시고 그런 비현실적인 대안을 말씀하시는지요?
⊙ 이유미(2010-02-26 오후 9:40:52)
의견 감사합니다.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제 생각은 글에서도 밝혔지만, 남북관계는 남한의 정책보다 북한 당국의 상황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절에도 북한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며, 핵실험까지 진행됐습니다. 북한인권법의 필요성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한국정부의 정책이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경우 이명박 정부 들어서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행동하기 시작했는데요, 정부의 성향과 상관없이, 북한인권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을 법으로 명시하는 것이 저는 필요하고 봅니다. 북한인권조사사업의 경우,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하고 그곳에서 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와 관련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립의 목적을 인권침해 상황에 대한 기록을 공개하여 현재의 인권침해상황을 알리고 제지에 둔다면 입법된 형태가 좋다는 의견도 있고 서독의 ‘잘쯔기터 인권침해 중앙기록보존소’와 같이 통일 후의 과거사청산의 법적, 공적 자료로까지 활용하자는 것이 목적이라면 법무부에 설치하는 게 적당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법사위와 국회에서 좀더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돼지(2010-02-25 오후 11:40:52)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겠지요. 그러나, 북한인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다가 오히려 남북관계가 더 악화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아셨으면 합니다. 더욱이 북한인권에 대한 조사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해도 될 사항을 굳이 따로 기구를 만들어서 중복이라는 지적까지 받을만큼, 그렇게 해야 되는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제 생각이지만, 북한인권법을 과연 만들어야 하는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다만, 이 법의 강행될 경우,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만큼, 재검토를 하시던지, 아니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에 대하여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던지 그래야 하는게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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