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곡선이라는 미신

Frank Shostak / 2019-08-27 / 조회: 1,220


cfe_해외칼럼_19-172.pdf


*본 내용은 아래 기사 및 칼럼 내용을 요약 번역한 내용임*

Frank Shostak,

The Phillips Curve Myth

9 October, 2018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경제의 실질 성장률을 조정할 수 있다는 건 이제 보편적인 믿음으로 자리잡았다. 한편 그 '조정'이 반드시 인플레이션이라는 이름의 대가를 수반한다는 사실도 함께 지적되어 왔다. 예를 들자면 시민들은 더 빠른 경제 성장과 낮은 실업률을 얻기 위해 더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감당해내야 한다.


또 하나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설 중에는 '인플레이션율과 실업률 사이에 상충관계가 있다'는 명제가 있다. 이는 소위 '필립스 곡선'을 통해 잘 알려진 가설이다. (1958년 윌리엄 필립스(William Philips)는 이코노미카에 실은 논문에서 1861년부터 1957년까지 영국에서 관찰된 시기별 실업률과 임금인상률 데이터를 분석했고, 양자 사이에 실증적인 관계가 있음을 보였다.) 인플레이션율과 실업률 사이에 부()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이 가설은 물가 상승 이론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잡았다. 이 가설에 따르면, 실업률이 낮을수록 인플레이션율은 높고, 실업률이 높을수록 인플레이션율이 낮다.


때문에 1970년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경제학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양자 간에 상충관계가 있다는 이 가설 위에서 자신들의 이론을 애써 정립해왔기 때문에 모든 것이 사상누각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1974년부터 1975년까지, 물가는 치솟는데 실질 경제활동은 둔화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들이 예견하지 못했던 이 사건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으로 명명되었다.


1975년 3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13% 감소했고 연간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은 12%로 뛰었다. 이 같이 경제가 후퇴하는 동시에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은 1979년에도 관찰되었다. 1979년 12월을 기준으로, 연간 산업생산 성장률은 0에 근접했고 CPI의 상승률은 13%을 웃돌았다. 실질 경제성장률의 하락과 실업률의 증가가 인플레이션율의 '증가'가 아닌 '하락'을 수반할 것이라고 믿어 온 대부분의 주류 경제학자들에게는 크나큰 충격이었다.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나 에드먼드 펠프스(Edmund Phelps)와 같은 일부 경제학자들은 '장기에는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사이의 상충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주류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들은 오직 '단기에만' 이러한 상충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그들은 스태그플레이션 이론을 고안해냈다.


스태그플레이션: 프리드만-펠프스의 설명


실제 인플레이션율이 기대 인플레이션율과 같은 상태를 가정하자. 이때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늘려 경기 성장을 지탱하기로 결정한다. 경제에 이 통화가 유입되면서 개개인들은 수중에 더 많은 돈을 쥐게 될 것이다. 통화 공급의 증가로 개개인은 모두 자신이 더 부유해졌다는 것을 체감한다. 이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공급자로 하여금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을 늘리도록 만든다. 자연히 생산자들은 더 많은 노동자를 필요로 하게 되고, 이에 실업률은 프리드만과 펠프스가 '자연실업률'이라 명명한 균형 수준 이하로 떨어진다.


프리드만과 펠프스에 따르면,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전반적인 수요의 증가나 그에 뒤이은 재화와 서비스 생산의 증가와 같은 현상은 '일시적'이다. 실업률이 균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순간 물가에는 상승 압력이 가해지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개개인들은 확장적인 통화 정책이 있었음을 인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여 잡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이전에 증가한 구매력이 다시 줄어든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는 다시 약화되기 시작한다. 총수요의 감소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을 감소시켜 실업률을 끌어올린다. 경제가 둔화되는 것이다. (현재의 실업률과 실질 경제성장 수준은 중앙은행이 확장적 통화정책을 취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인플레이션율은 더 높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참고하자.)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생산은 감소하고—실업률이 오르고— 물가는 등귀하는 이 현상을 우리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프리드만과 펠프스는 통화 팽창의 가속화가 예측 가능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서만 중앙은행이 경제 성장률을 조절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사람들이 통화 공급이 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것이 어떠한 변화를 의미하는지 알아차리는 순간 그들은 그에 따라 처신을 달리한다. 결과적으로 통화 공급을 늘려 경제를 성장시키려 했던 시도는 허사가 되고 만다.


이 난관을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중앙은행은 더욱 재빨리 윤전기를 돌려 경제주체들을 놀래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건드렸다는 사실을 다시 알아차린다면 애써 끌어올린 경제성장률은 또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고, 남는 건 등귀한 물가뿐일 것이다.


그래서 프리드만과 펠프스는 확장적 통화정책이 오직 단기에서만 실질 경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장기로 보면 이러한 정책들은 단지 물가 상승만을 가져올 뿐이다. 이 같은 이유를 들어 그들은 장기에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및 실업률 간의 상충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돈은 경제를 성장시키는가


프리드만과 펠프스의 설명을 통해 우리는 확장적 통화정책이 오직 단기에만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통화 공급을 늘리면, 더 많은 화폐가 경제에 유입되고 개개인들은 수중에 더 많은 돈을 쥐게 된다. 하지만 사실 이는 타당한 설명 방식이라고 할 수 없다.


화폐가 경제에 유입되면 언제나 그를 먼저 손에 쥐는 사람이 있고 늦게 쥐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화폐는 한 개인에서 다른 개인으로, 한 시장에서 다른 시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통해 경제에 주입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화량 증가의 진정한 수혜자는 신규 발행된 화폐를 먼저 손에 넣는 경제 주체이다. 화폐 수요가 일정하다고 가정하면, 그들의 수중에 들어온 돈은 주어진 가용 재화의 양 중 더 큰 부분을 그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화폐 수요가 일정할 때, 그들은 주어진 가용 자원 풀에서 통화량 발행 이전에 얻을 수 있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이는 새롭게 발행된 화폐를 아직 갖지 못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화폐를 뒤늦게 갖는 경제주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의 풀이 작아졌기 때문에 이는 그들의 유효 수요가 감소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프리드만과 펠프스도 주지하듯이 사람들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설사 그들의 화폐 보유량이 같은 비율로 올랐다 하더라도 개개인의 반응 방식은 모두 다를 것이다. 즉 신규 발행된 화폐를 먼저 사용하는 경제 주체가 늦게 사용하는 경제 주체를 희생시켜 이득을 본다는 것이다. (저자 주: 이에 대해서는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인간행동> 3차 개정판(영문판), pp. 416~417을 참조하라)


때문에 통화량의 증가는 경제 주체들의 전반적인 유효 수요를 끌어올릴 수 없다. 실물 생산의 증가만이 그러한 목적을 이루어낼 수 있다. 한 개인이 더 많은 재화를 생산해야만 더 많은 다른 재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즉, 모든 조건이 일정하다면 개개인의 유효 수요 수준은 그의 생산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수요'라는 것은 독립적일 수 없고 항상 '공급'에 구속되는 것이다. 공급은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인 셈이다.


통화 팽창은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


화폐는 한 개인의 상품을 다른 개인의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만든다. 달리 말하면 화폐는 어떤 것(something)과 어떤 것이 교환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만약 화폐가 중앙은행의 확장적 통화정책이나 부분지급준비제도를 통해 '난데없이' 발행된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난데없이 화폐가 발행되는 것은 곧 어떤 것(something)을 아무 것도 아닌 것(nothing)과 교환되도록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이는 곧 부를 창출하는 사람들에게서 실질 부() 신규 발행 화폐의 소유자들로 실질 부를 강제로 이전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다. 진정한 부를 창출해내는 경제주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가용자원이 줄어들면서 경제를 성장시키게 하는 그들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은 약화된다. 따라서 프리드만과 펠프스의 설명과는 다르게, 화폐는 '단기에도' 경제를 진정으로 성장시킬 수 없다. 오히려 화폐량의 증가는 실질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


우리는 난데없는 통화량의 증가가 '어떤 것'을 '아무것도 아닌 것'과 교환되도록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았다.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부의 창출과정은 약화되고, 이는 경제 성장률의 저하로 이어진다. 통화량 증가율의 증가가 재화 생산 증가율의 감소와 맞물리면 물가는 상승하게 된다. (가격은 재화 한 단위에 대해 지불하는 화폐의 양이라는 점을 상기하자) 즉 물가는 더 빠르게 상승하고, 상품 생산의 증가율은 감소한다. 물가 상승과 경제 둔화, 익숙한 모습 아닌가.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역자 주: 모종의 복잡한 설명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통화량 증가의 자연스러운 귀결인 셈이다.


번역: 조범수

출처: https://mises.org/wire/phillips-curve-my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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