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잘 돌아야 몸도 건강해진다

홛단비 / 2016-11-10 / 조회: 2,107
인간은 경쟁하는 존재다. 인간은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경쟁한다. 입시와 취업 등 삶에 있어서 중요한 목표는 경쟁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여가를 즐기는 순간에도 경쟁은 계속된다. 가령, 사람들은 스마트폰 게임에서 남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내기 위해 게임에 열과 성을 다한다. 이처럼 인간이 생존하는 한 경쟁은 끝나지 않는다. 

경쟁하는 것이 즐거운 사람은 거의 없다. 경쟁이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메커니즘임을 이해하는 사람에게도 경쟁이 달갑지만은 않다. 고단하기 때문이다.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자와 도태되는 자 모두가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전자는 차기 경쟁에서 더 높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한다. 후자는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경쟁을 멈추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은 구조적으로 무지하기 때문이다. 하이에크(F. A. Hayek)의 이론에 의하면, 개인이 소유한 지식은 불완전하다. 이 때문에 각자가 가진 지식만을 활용하여 삶의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인간은 양질의 지식을 많이 보유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남들보다 더 많은 지식을 빠르게 얻기 위한 경쟁이 발생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경쟁의 시작은 ‘지식의 습득’이라 할 수 있다.

지식을 보유한 수많은 개인이 가장 활발하게 경쟁하는 시스템이 시장경제다. 시장경제는 경제적 자유를 체제로 정립한 것이다. 경제적 자유는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다. 자유주의는 개인과 사익을 우선시하는 사상이다. 자유주의자들은 개인의 자유로운 시장 참여 및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쟁이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시장경제와 경쟁이 인류의 번영을 이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도 증명되었다. 18세기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발생한 동서양의 격차가 대표적이다. 1750년을 기점으로 서양은 급격하게 성장했다. 반면 동양은 정체되거나 추락했다. 예외적으로 일본만이 시장을 개방하고 서양의 선진 문물을 받아들임으로써 서양에 필적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상업을 천대하고 사익을 배척하는 주자학적 세계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 한 채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였다. 

문제는 대한민국이 아직도 반(反)시장, 반(反)경쟁 정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경쟁이 비인간적인 시스템이며, 경쟁을 조장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사회 문제의 원흉이라 생각한다. 이를 틈타 계획주의자들은 경쟁 없는 사회를 만들자며 경쟁을 제한하고 평등을 지향하는 정책을 발의한다. 반(反)경쟁 정서는 교육 분야에까지 침투하여 고교 평준화와 같은 정책을 시행함은 물론, 학생들에게 자유와 경쟁 대신 평등과 분배를 가르치고 있다. 

여기에는 경쟁은 무자비한 것, 평등은 정의로운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 그런데 경쟁이야말로 가장 정의로운 메커니즘이다. 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함으로써 각자가 목표하는 자리에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경쟁이기 때문이다. 

계획주의자들이 주장하는 평등은 어느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반(反)경쟁 사회는 사회주의로 몰락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가 경쟁을 억제한 결과 시장은 동맥경화에 걸렸다. 시장이 우리 몸이라면 경쟁은 몸속을 흐르는 피다. 혈류를 막으면 몸은 동력을 잃고 부패하게 된다. 부패한 몸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뿐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동맥경화에 걸리기 직전의 상황에 놓여있다. 뿌리째 뽑아내야하는 것이 병이다. 대한민국에 반(反)경쟁 정서라는 병이 뿌리 뽑히고 혈류의 흐름이 원활해지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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