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도 #팔로우 #시장경제

박혜린 / 2016-11-10 / 조회: 2,397

  요즘 가장 '핫’한 sns중 하나는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인스타그램이란 사진을 올리고 이른바 '해시태그’로 불리는 우물정자표시를 사용하여 다른 사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예를 들어 '#춘천맛집’을 적고 사진을 올리면 춘천맛집을 검색한 사용자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별도의 기능 없이도 사진과 해시태그만으로도 충분한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자 식당,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관광명소 등을 홍보하려는 국내외 지자체들은 저렴하고도 효과적인 홍보수단으로 인스타그램을 택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인스타그램의 구조 속에 시장경제의 원리가 녹아있다.

  먼저 인스타그램은 자유경쟁을 통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실제 친분이 없더라도 다양한 맛집,여행지(재화) 등을 소개하는 사용자들과 이른바 '팔로잉’기능으로 친구를 맺는다. 소비자들은 그들을 통해 여러 재화를 사진으로 보고 자신들의 취향과 부합하면 직접 소비한다. 주목할 것은 무작정 많은 홍보 게시글을 올린다고 해서 그것이 직접적인 수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홍보가 많이 된 곳이라 하더라도 사용자들은 자신의 선호와 맞지 않는 재화는 직접 소비하려는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 이는 자유경쟁에서 살아남는 공급자는 순전히 소비자의 선택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시장경제의 구조와 일치한다. 여기에는 물론 예외도 존재한다. 모든 시장 재화가 그렇듯, 인스타그램 시장의 재화에도 '밴드왜건 효과’가 존재한다. 즉, 유행에 편승하려는 심리로 인한 초과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상품의 질과는 무관하게 단지 유행을 따르려는 심리로 인해 무분별한 소비가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현대적인 소비성향은 sns상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인스타그램은 과시용”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단지 유명한 맛집이나 여행지에 나도 가봤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해당 재화를 소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많은 '좋아요’를 받거나 팔로워를 늘려 지인들에 과시하고 싶은 목적에서 말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초과수요는 결국 시장경제의 원리로 인해 수요-공급의 균형 상태로 회귀한다. 초과수요가 발생하면 한정된 공급자는 이에 부합하기 위해 무리해서라도 공급을 늘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공급의 질이 저하된다. 좋지 않은 재화의 질에 소비자들은 실망하며, 결국엔 기존의 수요자만 남게 되는 상황이 온다. 예를 들어 유행을 탄 한 맛집에 몰린 수많은 손님들로 인해 소비자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원래의 음식보다 성의가 덜 들어간 음식을 맛보게 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평판상의 문제는 궁극적으로 거품이 낀 재화의 가치를 본래의 수준으로 돌려놓는다. 또한 '스놉 효과’가 존재함으로써 균형이 달성된다. 스놉 효과란 다수가 선택하는 것과는 다른, 차별화 된 재화를 선호하고 소비하는 성향을 말하는데, 이미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수에게 소개된 곳보다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자신만의 맛집이나 여행지를 소비하려는 심리현상을 뜻한다. 실제 인스타그램에서는 유행 따라잡기에 지친 사용자들을 위해 남들은 모르는 독특한 곳을 소개하는 사용자가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스놉효과도 해당 재화의 초과수요를 야기하지만 이 또한 위와 같은 법칙으로 원(原)수요만을 남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스타그램 시장에도 정부와 같은 중재자의 역할이 불필요하다. 소비자들은 무분별한 홍보글에 현혹되어 무조건적인 소비를 하지 않으며, 따라서 가치가 없는 재화의 공급자는 무조건적인 홍보효과를 누릴 수 없다. 중재자의 개입은 sns상의 자유로운 소비,공급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개성과 자유로움을 중시하는 인스타그램 의 고유한 성질마저 잃게 한다.
 
  이처럼 인스타그램이라는 스마트폰 속의 작은 시장은 시장경제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사적 공간으로 출발하여 우리의 일상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또 하나의 시장경제를 이루고 있던 것이다. 물론 일부는 인스타그램이 야기하는 과시적 소비나 개인의 영역을 침범하는 무분별한 홍보 댓글과 후기 사진을 올리는 손님에게만 서비스를 주거나 하는 강압적 홍보방식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해당 재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켜 결국에는 시장에서 퇴출되는, 시장경제의 원리 내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시장경제는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의 일상과 매우 밀접한 거리에 자리한다. 인스타그램의 사례는 시장경제의 원리에 착안하여 sns와 경제를 효율적으로 접목시키는 것이 성공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동시에 시장경제 그 자체가 '합리적 소비’를 그 어느 때 보다도 잘 인지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소비자, 공급자, 정부에 매우 적합한 제도임을 증명하고 있기도 하다.


       

▲ TOP

NO. 수상 제 목 글쓴이 등록일자
56 대상 공유자원의 비극과 해결 – 스터디카페편
도혜찬 / 2023-11-29
도혜찬 2023-11-29
55 대상 우리 집이 만들어진 이유 – 시장경제의 축복
장대원 / 2023-11-29
장대원 2023-11-29
54 대상 시장 : 이기심이 이타심으로 피어나는 곳
김선 / 2023-11-29
김선 2023-11-29
53 대상 기업은 `장사치`가 아니다.
이동현 / 2023-11-29
이동현 2023-11-29
52 대상 공짜 정부지원금, 마냥 좋아할 것이 아니다?
정민건 / 2023-11-29
정민건 2023-11-29
51 최우수상 시장경제와 동 떨어진 공공기관에서 경험한 시장경제의 중요성
김정우 / 2023-11-29
김정우 2023-11-29
50 최우수상 유튜브의 성공을 통해 본 시장경제의 위대함
김수만 / 2023-11-29
김수만 2023-11-29
49 최우수상 규제 완화, 교육 역량 강화를 통한 경제 침체 타개
김은준 / 2023-11-29
김은준 2023-11-29
48 최우수상 선하려고 하지 않는 선함
윤선제 / 2023-11-29
윤선제 2023-11-29
47 최우수상 투자로 얻는 버스의 낭만
설유정 / 2023-11-29
설유정 2023-11-29
46 최우수상 선택할 자유`가 표상하는 `합리성`
정회훈 / 2023-11-29
정회훈 2023-11-29
45 최우수상 술에 대한 세금, 종량세와 종가세
김건영 / 2023-11-29
김건영 2023-11-29
44 최우수상 차별 방지를 위한 하향평준화? 단통법의 진실
박찬 / 2023-11-29
박찬 2023-11-29
43 최우수상 법과 규제로 공교육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까?
이은경 / 2023-11-29
이은경 2023-11-29
42 최우수상 프랜차이즈에 숨은 시장경제(feat.탕후루)
김재형 / 2023-11-29
김재형 2023-11-29